Seungbin'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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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동하는 일

나는 화려한 간판과 같은 후광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에 욕심이 없는 편이다. 대학을 선택할 때는 어쩔 수 없는 문제가 섞여 있어 선택의 제한이 있었으나 결론은 내가 배우고 싶은 관심이 가는 학문을 선택했다.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늘 지금 내가 구미가 당기는 일을 선택해왔다.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이고 관심을 갖고 잘하고 싶은 일을 하니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계속 그 일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프로덕트 오너라도 회사마다 주어지는 권한과 책임의 크기가 다르다. 내가 원하는 수준은 작은 스타트업의 대표정도 될 정도이다. 비즈니스와 제품을 연계해서 고민할 수 있고 여러 실험을 해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성취를 팀원들과 나누고 싶었다. 이게 개발을 병행하던 내가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프로덕트 오너를 선택하게 된 이유다.

내가 맡았던 제품들은 이 제품을 쓰는 누군가에게 큰 감동을 주든 세상의 불편을 해소해주는 제품이었다. 그 불만의 크기가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없어 지속적인 제공이 불가능했을 뿐 나는 늘 이런 제품을 만들고 싶어했고, 지금도 그렇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 일인가!

딱히 이직을 고민하고 있지 않았던 어느 날 링크드인을 통해 내게 연락한 리쿠르터가 질문을 했다.

"승빈님은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할 수 있었다.

"대표와 그 조직이 꾸는 꿈에 일조하고 싶고 같은 꿈을 꾸고 싶은 곳인가, 그래서 내 마음이 동하는가 이게 가장 중요해요."

"그게 어떤 건가요?"

"예를 들어 지금 제가 속한 곳은 시작하는 브랜드들의 성장을 지원하려고 해요. 기술에 소외된 이들에게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제공하고 그들의 꿈을 이루어 주는 것이죠. 저는 그 꿈에 동의하고 저도 나중에 언젠가는 내가 만든 제품의 도움을 받아 꿈을 이룰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내 말을 한참 듣고 있던 리쿠르터가 다시 물어왔다.

"그럼 승빈님은 창업을 꿈꾸고 계신거예요?"

많이 고민을 해왔던 방향이라 너무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글쎄요. 이게 창업이라고 말하는게 적합한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속해있는 IT 도메인에서 이런 제품을 만드는걸 창업이라고 하면 그건 아닐 것 같아요. 다만 언젠가 저의 노후는 장사를 하든 사업을 하든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해요. 요즘 시대가 그렇잖아요. 좋은 회사 들어가서 정년까지 있으면 되고 회사가 곧 나의 삶을 대표해주는 존재는 아닌게 됐잖아요. 내가 곧 내 인생의 주인공이고 회사는 그 길목에서 함께 가는 동반자 같은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겐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갈 수 있는 동료들이 있고 그런 조직인가가 중요하고요."

나는 동료들에게 가끔씩 뜬금없이 물어본다. 꿈이 무엇이냐고. 일은 하니까 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남이 하니까 하고, 먹고 살아야 하니까 하고 물론 그렇다. 내게도 먹고 사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고 지켜야할 가족이 있다는건 삶의 궤적을 다른 방향으로 틀어놓는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어릴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상태일수록 꿈은 중요하다. 내 마음이 내키는 것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내가 가고자 하는 꿈에 일치되는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 그렇게 업의 본질을 온전히 지킬 수 있을 때가 되면 직함이나 직위의 고하와 상관없이 내 일을 잘하고 싶고 잘해내게 되고 성취감을 느끼고 효능감을 가지며 살 수 있게 된다.

꿈은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