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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위한 일보다 일을 위한 사람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내가 속한 무리의 힘이 강해질수록 안전함을 느끼기 때문에 더 세력을 확대하고 싶어한다. 그런 관점에서 조직들도 같은 궤를 달린다. 뛰어난 인재, 경제력 등 많은 요소들이 이 조직의 규모와 힘을 나타내는 척도가 된다. 직접 경쟁을 하지 않아도 인재 시장에서는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고 아예 다른 산업인데도 직원 수가 몇 명이라는 사석에서의 회사 소개에도 질투와 감탄이 오고 간다.
나는 9명부터 130명까지 다양한 조직을 경험했다. 그 이상의 규모는 인연이 닿을 수 없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도 마음이 끌리지 않았기에 지원할 일도 거의 없었다. 6년차쯤 됐을 때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의무감 보다 호기심이 생겼으나 인터뷰를 경험하며 다른 가치관과 철학을 가진 조직과 개인이라서 서로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서일 수 있다. 근데 9명짜리 기업과 130명짜리 기업도 천지차이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도 있지만 상징적인 수가 생기면 집착하기 시작하고 그 지표가 조직의 성공으로 바라봐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매출 xxx억 금자탑 세웠다는 TV 광고까지 나오던 시절이 있다. 왜 자랑해야 했을까? 심지어 그 비싼 광고비를 지불해서 시장에서 가지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왜 재벌 기업들은 상징적인 건축물을 세우려고 할까? 우리에게 상징은 어쩌면 조직에 속한 이들의 만족인 것은 아닐까? 그 만족을 위해 실리를 놓치는 순간 우리의 상징들은 산산조각나기 시작한다. 직원이 100명이 넘고 500명이 넘고 천명이 넘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성장하고 있냐는 것이고 그래서 어떤 꿈을 가지고 이루고 있느냐다. 내게는 주어진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것은 무채색의 하루라고 느껴지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사명감을 필요로 했고 어떻게든 그걸 만들어서 일을 해왔다. 그래야 나의 삶도 의미가 생기고 성취감도 느끼고 자기효능감도 생기니까 말이다.
어느 날 어떤 사람이 입사했다. 이 사람을 위해 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무엇이 먼저인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갈증을 느끼지 않고 있던건가? 이정도면 괜찮다는 생각이었던 걸까? 부터 시작해서 그럼 왜 뽑은거지? 왜 이 사람을 위해 목표에도 없던 우선순위도 높지 않은 일을 만들어야 하지? 이게 우리의 성장에 무슨 도움이 되는거지?
우리가 향하는 목적지가 뚜렷하고 얼마만에 도달하고 싶다가 확실하다면 그 일을 그 시간 내에, 혹은 더 빠르게 해내기 위해 더 좋은 인재를 필요로 해야 한다. 갈증이 없는 것도, 계획이 없는 것도, 역할이 없는 것도, 사람을 위해 일을 만드는 것도 모두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