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ungbin'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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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을 위한 실행, 실행을 위한 확신 #1

업무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영역에서 사람들은 확신을 갖기 위해 실행하고 경험하려는 사람이 있고, 실행을 위한 확신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굉장히 계획적인 편이고 하루하루의 루틴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분 단위로 쪼개어 삶을 살고 있는 나는 정작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는 것에 더 재미를 느끼며 행복해 한다. 해봐야 아는 것들에 대해 미리 단정짓고 판단하고 포기하는 것도 문제이고 더 많은 비용을 들여서 정작 리스크만 키우는 것은 더 큰 손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4차원이다. 시간이라는 차원은 우리가 볼 수 없고 복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소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을 허투루 쓰는 것을 경계한다.

"우리 고객들은 결심을 하고 큰 비용도 감수해서 시작해놓고 정작 가치를 느껴야할 경험이 전무해요! 우리 이 분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해보면 어떨까요?"

어느날 데이터를 유심히 보던 내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곤 밤 10시에 메신저에 글을 남겼다. 순식간에 타래가 달리기 시작했다.

"너무 좋아요"

"우리 한번 해봤으면 해요"

"동의해요"

10월 1일에 남긴 글은 추석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태였고, 가장 이런 일에 공감대가 높고 경험치가 있고 평소에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던 동료를 직접적으로 멘션했다. TF1로 어떤 일을 할 때는 리더십이라고 부르는 리더급 동료의 리딩이 필요했고 나는 과감히 동료를 찾았다.

"좋아요. 그럼 승빈님 우리 내일 오후에 바로 만나서 이야기 해요"

다음 날 다섯시에 마주앉아 우리는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우리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모든게 가설이었다. 한번도 우리는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없고 어떤 걸로 성과 측정을 하고 ROI2가 나오는 일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장소는 어디로 하죠?"

"몇 명이 올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장소부터 잡아요"

"그래도 비교되잖아요"

"어차피 큰 컨퍼런스룸 같은 곳들은 장소 섭외가 안될 수 있어요"

"그래도 많이 오면 어떻게 해요?"

확신을 가질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는 나는 평소 하던대로 하나씩 파훼하기로 했다.

"물어보시죠!"

고객에게 설문을 받아서 어떤 것에 가장 답답함을 느끼고 배우고 싶은지 직접 물어보자는 의도였다. 그리고 이 설문조사 하나로 우리가 지금 보다 조금 더 알게되는 것들이 생길 것이다. 예상 참석 인원, 주제, 어떤 사람들이 참여할 지 알 수 있었다. 연휴가 끝나자 확실한 주제와 대략적인 참석 인원이 정해졌다. 100명도 올 것 같지만 조금 더 작게 하기로 했다. 현장 반응과 임팩트가 측정되면 다음에 또 하면 된다는 마음이었다. 50명 정도로 정하자 장소도 사내 로비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결정의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주제가 정해지자 어떤 컨셉으로 흘러갈지도 쉽게 정해졌다. 컨셉이 정해지자 연사 섭외도 금방 되어버렸다.

돌아보면 정작 고민하고 설문조사 하는 시간이 더 걸렸고 행사 컨셉을 잡고 각자가 준비하는 데에는 한달 남짓의 시간을 썼다. 어떤 기념품을 드리고 어떤 구성을 할 지 장소는 어떤 형태로 할 지 언제 해본 사람들처럼 움직였고 행사 일주일 전 발표 준비까지 급하게 또 해야하는 상황들이 들이닥쳤다. 사람들은 어떻게 분배하고 조 구성은 어떻게 하며 더 잘 배우고 가실 수 있도록 현장 진행 요원들은 어떻게 배치할 지까지 마지막 논의가 끝난 후 TF의 화려한 퍼스트 댄스가 시작됐다.

우리는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고 여러 경험들을 했다. 그리고 회고를 하며 어떤게 좋았고 어떤게 안좋았는지 아쉬운 점과 좋았던 점 그리고 다음에 더 해야할 것들을 정리했다. 아직도 이 실험은 끝나지 않았다. 실험을 하기 위해 불분명한 것들 하나하나 전부 실험하고 검증했으며 검증된 가설들을 모아 단 하나의 가설을 검증하는 중이다. 분명한 점은 이 모든 일에 확신이 필요했다면 우린 아직 할 엄두도 못내고 있거나 해봤자 의미없었다며 실행하지 않은 우리의 결정을 애써 합리화 하고 있었을 것이다.

Footnotes

  1. Task force 임시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모인 집단

  2. 투자한 금액 대비 얻은 수익의 비율